반응형

코로나로 세상이 유례없는 혼란에 빠졌다,

그런 혼란 속에 바로 내가 있다.

 

30이 넘어서 워홀을 온 지 5개월 만에 정부의 지침에 따라 가게가 Shut down이 되면서 완전 실직자가 되었다

농장이나 다른 일을 찾아보기 위해서는 주를 넘나들면서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해야 하는데

주 경계마다 봉쇄가 된 곳도 있고

2인 이상 모임 금지에

농장을 들어갈 경우 이동 후 2주간 자가 격리와 같은 정부 방침이 더해지면서

한국행을 택했다

 

사기다 아니다 말이 많았던 전세기에 예약금을 우선 보내고

갑자기 한국을 가기로 한 결정 때문에 뭐를 어디서부터 정리해야 할지 혼란에 빠져버렸다

생각과 고민에 머리가 빠질 것 같다가도 불쑥 전세기가 정말 사기면 어쩌지라는 걱정에 빠졌다

 

그러다 네이버에서 전세기 관련 뉴스들을 검색해보니 다 하나같은 댓글들의 반응

'제발 세금 낭비 좀 그만해주세요'

 

나도 내가 이런 상황이 아니라면 전세기가 나라에서 띄어주는 줄 알았을 것이다,

근데 제발 이제 좀 알아줬으면 좋겠다

교민회나 민간인이 요청한 전세기는 한국에서 보내준 비행기가 아니다

 

전세기 2  단어장 저장

  • 명사 세를 내고 빌려 쓰는 비행기.

 

전세기는 세를 내고 빌려 쓰는 비행기라는 의미인데 어쩌다 국가에서 세금으로 보내주는 공짜 비행기가 되어버린 건지...

 

호주만 해도 민간이나 교민들이 요청해서 띄우는 전세기의 경우 편도가 2000불이 넘는다

평소 요금에 2배가 넘는 요금이다

이런 비싼 요금에도 다른 방법이 없기에 전세기 값을 지불하고 집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다

 

나야 자가격리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자가격리가 불가능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일일 10만 원에 해당하는 숙소에서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 그럼 또 140만 원의 금액이 들어간다

 

이런 설명에도 분명 '네 좋으라고 해외 나가 놓고 문제 생기니까 들어왔으니 네들이 책임져야지 그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테지만

나간 사람들이야 이런 난리가 벌어질 줄 알았을까

 

5개월 만에 실직자로 헤매다가 2000불이 넘는 편도 비행기 삯을 주고 사기이지 않을까 걱정에 잠을 설치고

혹여나 비행기에서 코로나라도 걸리지 않을까 걱정하는 나는,

 

그래요, 죄송합니다... 

 

가서 2주 동안 방에서만 살게요... 

자가격리 수칙 안 지키는 이들을 미워해주세요, 

모든 해외에서 들어가는 아들, 딸, 가족들을 미워하진 말아주세요...

 

이래저래 슬픈 날들의 연속...

 

반응형
반응형

어제는 감기 기운에 몸이 좋지 않아서 하루종일 집에서 쉬웠다

물론 마감이 있어서 번역일을 해야 했지만 

무조건 나와서 뭐라도 해야한다는 모종의 강박이 생겨서 그걸 떨쳐 버리는 날이었다


아주 덥고 더러운 집이지만 그래도 하루종일 집에 있다보니

오늘은 나와서 중고차를 볼 에너지가 생겼다


며칠동안 서칭 끝에 Carsales와 Gumtree에서 

맘에 들었던 포드와 혼다를 보러 출발했다

(2004년 포드 피에스타는 팔렸다고 어제 전화가 왔다

인터넷에서도 글을 내린 것을 보니 Scam이 아니라 나간 게 맞는 듯

한국처럼 말도 안되게 저렴한 미끼 상품은 못본 것 같다) 


가는 길에 운이 좋게 공원을 걸어 올라 갔다

우거진 공원에서 바람에 스치는 바람의 소리를 듣자니 

행복에 겨운 눈물이 났다

한국에서의 생활이 너무 힘들었었나

죽지 못해서 살았던 날들 끝에 여기는 천국인가 싶었다


또 다시 상해버린 마음을 다독여주며 열심히 걸었다

항상 느끼지만 좋은 것들을 보면서 걷는 행위는 신성하다

많은 것을 느끼고 생각하게 해주며

그 끝에 더러운 생각들이 씻겨져 나가는 느낌



그렇게 감상에 젖은 산책 길 끝에 도로가 나왔고 맞은 편에 봤던 오토샵이 두둥

Mark Jackson은 Carsales에서 2004년 포드 피에스타 12km를 보고 갔다

흰색 차를 좋아하진 않지만 스펙이 괜찮아서 볼까하고 갔다


약속을 잡은 전 날 저녁에 와서 팔렸다고 했는데

전화를 걸어서 말하는데 엄청 빠르고 발음을 정확하게 해주지 않았다

이런 부분들이 대부분의 워홀러나 이민자들이 어려워하는 영어가 아닐까

내가 처음에 미국에 가서 전화 영화를 하면서 전화기를 들고 울었던 기억이 났다


이제는 그 8년 전에 매일 울던 나와는 너무 다른 모습^^;

 수 년간 전화로 싸우면서 다져온 영어로 잘 알아듣고 

그래도 일단 차를 보러가야 하니 가면 다른 차를 추천해달라고 하였다


예산이 $5,000달러 내외라고 하니 BMW 320시리즈를 보여줬다

키로수도 낮은데 왜이렇게 싸냐고 물어봤더니 

싸게 사면 싸게 판다고^^; 그걸 물어본 게 아니잖아

그래서 일단 키를 달라고 하고 인스펙션 시작

일단 시동을 걸고 본넷을 여니 엔진에서부터 긱긱 소리가 들렸다

무조건 fail, 이런 건 그냥 믿고 거르면 된다

그리고 뒷자석을 여는데 거미줄이...^^; 얼마나 운행을 안했던 걸까

이 차는 누군가에게 팔려 어떤 공포감을 줄지 상상도 안간다


불러서 엔진에서 나는 소리가 뭐냐고 물었더니 별 거 아니라고 없애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냥 이것저것 노가리 까다가 그냥 나왔다

여기서 차를 사면 한 달 워런티를 주는데

아마 한 달만 운행이 가능한 상태로 고쳐서 파는 딜러샵인 것 같다


그리고 다음 2003년 혼다를 보러 가는 길

진짜 너무 더워서 땡볕에서 도보가 아닌 대로변을 걷다가 진짜 죽을 뻔

약속 장소로 다가오는데 폐차 부품샵들이 줄줄이다

어쩐지 좀 불안한 예감이지만 혼다니까 포기하지 않았다


미국에서 혼다 어코드가 나에게 준 행운을 생각하며 열심히 걸었다


도착하니 Garage에서 차를 꺼내주는 남주인

정식 Auto샵이 아닌 것 같았다, Garage 딜러샵

뭔가 느낌이 좋진 않았지만 물건만 좋으면 된다


Inspection 시작

차를 차고 안에다가 세워주길래 햇볕에다가 세워달라고 했다

이놈의 자식


보니 외관에는 스크래치가 많은 편이었다

오른쪽에 긁힌 자국이 있었고

휠에도 긁힌 자국이 있었고

앞범퍼 아래도 긁혀있었고

와이퍼도 긱깅 거렸고

사이드 미러도 페인트가 벗겨져서 칠해놨더라

아마 햇볕에 세워둔 차일 것이다 

Garage에 보관한 차량은 아닌 듯했다


나의 중고차 구력(총 8년간 지나간 중고차가 4대)에 따르면

이런 외관과 돈이 조금 드는 부분은 절대 흠이 안된다

무조건 모든 감각을 다 열고 시동을 걸 때와 주행 중 소리와 느낌에 집중해야 한다


외관의 상태는 좀 실망스러웠지만

엔진을 켜자마자 명쾌한 엔진 소리가 들렸다

본넷 열어서 벨트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스무드하다

엔진 위에 손을 얹고 눈을 감고 느껴본다, 다이죠부데스?

들려온다 대답이, 이정도면 완전 다이죠부데스요

엔진이 통과했으니 나머지를 꼼꼼히 살핀다

핸들 돌려서 타이어 상태 체크, 타이어 간 지 얼마 안 된 것 같다

왜 새로 갈았을까? 휠에 남긴 차의 흔적을 감추려는 걸 수도 있으니

주행 테스트 할 때 핸들이 돌아가지 않는지 확인해야 겠다


오일 leaking은 없는지 밧데리는 초록불인지

엔진오일 바를 들어보니 기름이 좀 오래된 듯 하다

물어보니 갈아야 될 때가 다 되었다고 한다

가격에 네고가 안된다고 온라인에도 써놨으니

서비스를 요구해야 겠다는 생각

10만 km이후로 14만km가 될 때까지 로그북이 비워있으니

4만km는 서비스 없이 방치되어 대충 타고 다녔던 차


다행히 차보는 감이 죽지는 않았나보다


다음은 내부를 살핀다 

이 날씨에 쪄죽지 않기 위해서 에어컨 체크 필수, 잘 나온다

앞뒷문 잘 열리는지, 창문이 잘 열리는지 모든 버튼을 확인한다

중요한 오디오도 빵빵 나오는 지 확인한다

트렁크도 열어서 확인한다(헉 쓰다보니 스페어 타이어를 확인 안했는데 있겠지...?)


그리고 10분동안 인스펙션이 끝나고

차 밑에 뭐가 떨어지는 게 없는지 대충 누유 상황을 체크한다

10분 안에 떨어지는 게 없으면 심한 건 없겠지...


이 딜러는 2년 warranty를 준다고 해서 warranty를 확인했다

보장의 범위가 높거나 크진 않지만 이런 것들은 확실히 좀 안심을 준다


테스트 주행을 하러 나갔는데

아뿔사, 호주는 한국과 반대인데 완전 한국식으로 운전함 ㅋㅋㅋ

남주인 분이 착해서 옆에서 알려주셔서 천천히 주행해봤다

당연히 연식도 되었고 km도 어느 정도는 되었으니 새 차 같은 주행감은 없지만

이 가격에 혼다면 잔고장도 없고 크게 느껴지는 엔진의 떨림이나

브레이크의 소음이나 등등이 없어서 계약을 하자고 했다

계약금은 $200불을 달라고 했지만 난 돈이 없는 걸...


한국에서 송금을 기다리고 있어서 상황을 설명했더니

다행히 지금 있는 현금인 $40불을 계약금으로 받겠다고 했다

서로 쿨거래하면 이렇게 일이 잘 풀리기도 한다


계약을 걸어놓고 한국에서 돈이 오면 차를 찾으러 오겠다고 말을 한 뒤

너무 가뿐한 마음으로 출발하려고 하는데

이 착한 남주인께서 차를 태워주신다고 하셔서

좋은 차를 감사히 타고 왔다

오는 길에 호주인인 이 분의 골드코스트 이야기도 듣고

내 얘기도 하며 즐겁게 옴


차 계약한 걸 축하하기 위해서 와인도 살 겸 마트로 내려달라고 해서

내려서 이것저것 샀다

장보는 것은 나의 기쁨 >_<)...

그 와중에 버섯 봉투가 너무 귀여워서...


그리고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려고 했는데

이 멍청이는 또 버스를 잘못탔다^^...

집으로 안 가고 다시 사우스 포스로 와버림

다행히 마지막 차가 있어서 30분 기다리는 동안 케미스트를 갔다

어제 유튜브를 보니 여기가 화장품이 노다지라고...

30%이상 할인할 때 사야 한다고 하더라

지금 필요한 건 토너 밖에 없어서

저렴한 가니어를 샀다, 단돈 $5

역시 토너로 얼굴을 정돈하니 좋아좋아


그리고 기다려온 돼지고기 구이와 레드 와인

울워스 옆에 있던 리쿼샵에서 추천받은 와인

패키징부터 강렬해서 눈독 들이고 있었는데 10~20불 사이 드라이 와인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이걸 추천해줬다

19crimes, 할인 중이라 $11

드라이하지만 가볍고 fruity하다

oak향이나 earth향이 강하지 않아서 좀 실망스럽지만 가격대비 완전 훌륭

이 와인에 슈웹스 토닉워터를 섞어먹으면 아주 맛좋은 샹그리아가 된다

이 한 병에 슈웹스 1.5리터를 섞으면 한 5명이 먹어도 되겠다 ㅋㅋㅋㅋ

가성비 값인 샹그리아


해야 할 번역일이 있지만 하루종일 신경을 쓴 탓인지 도저히 눈에 잡히지 않아

맛있게 먹고 잠에 들었다


도착한 지 6일차지만 아주아주 잘 자고 있다 :)




반응형
반응형
간밤에 날이 추웠다
잠자리가 서늘했는데 어제 감기몸살 기운과 더불어서
진짜 감기가 걸려버렸다...

먼지많은 이 숙소가 한몫했을 거다
밖에서 집으로 들어가면
그제서야 콧물 줄줄에 재채기에 난리임

오늘은 저조한 컨디션을 좀 조절하고자
서퍼스에 숙소만 보고
남은 번역일만 하기로

서퍼스의 아파트는 좋았는데
역시 쉐어룸은 쓸 엄두가 안난다
대부분 번역일을 자기 전까지 하는데다
이곳에서도 일을 찾으면 시도때도 없이
시간만 나면 번역을 해야하는데
눈치가 보일 것같아서 좀 비싸고 멀었던
독방으로 결정...

그래도 3곳을 인스펙션하면서
워홀러만 사는 집도 보고
교외 지역의 가정집도 보고
회사원과 워홀러가 같이 사는 집도 보면서
거주의 다양한 형태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다 제각기 다른 삶의 방식이 있는 거거늘
한국에서는 왜 획일적인 방식이 아니고서야 어른이 되어서도 지탄 혹은 관심의 대상이 되는 걸까

타지생활은 힘들지만
30년 한국 생활을 돌이켜보면
더 힘든 순간이 많기에
호주에 자리잡는 것도 나쁘지않겠다
감히 속단해보았다

골코에는 스벅보다 로컬 커피숍이 많다
문제는 로컬 커피숍들은 와이파이를
제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분명 Guest  wifi가 있는데도 지금은 안된다고 한다
인종차별인지 노트북을 들고 가는 순간 판단당하는 건지 모르겠다
다행히 번역툴이 오프라인이라 사전만 있으면 작업에 문제는 없지만
좀 화가 난다

커피 값이 그렇게 싸지도
그렇다고 '우와~'하게 맛있지도 않은데...
물가가 비싸려니 하고 넘긴다


딸리는 기력도 보충해볼까
들어가기 전에 장을 봤다
돼지고기랑 버터도 사고
과자랑 견과류도 샀다

고기랑 견과류는 확실히 한국보다 싸고 외의 것들은 비슷한 것 같다
한국보다 더 비싼 느낌은 없어서
외식하지 않으면 최저시급이 높으니
벌이에 비해서 덜 쓸 수는 있겠다는 생각


얼른 차를 사야해서 한국돈을 보내야하는데
카톡 뱅크는 해외서 계좌오픈이 어렵다해서
오빠한테 부탁했는데 정말 앞으론 뭐 부탁하기가 싫다
크게 어렵지않은 부탁도 귀찮아서 대충대충
너무 답답하고 속상하다

돈만 받으면 더 부탁할 것도 없지만
있어도 그냥 이제 여기서 다 해결해야지

한국이 싫다며 편한 한국 서비스에 너무 길들여진 아이러니
돈이 더 들고 시간이 더 들더라도
이곳에 익숙해져야지

익숙해지는데는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니까
천천히, 천천히 가자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