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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리뷰할 책은 같은 이름 다른 저자의 '영상 번역가로 먹고 살기'



둘 다 현직 영상 번역가들이 외화 번역을 일으로 삼는 것에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서술한 책이다

나는 번역회사의 PM으로 진하게 일을 한 적이 있어 이 책 두 권 모두 흥미롭게 읽었다

외화 번역가를 준비하는 동시에 전에 일했던 기억들도 새록새록나고 번역가들의 고충도 슬쩍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었다.


우선 함혜숙 저의 '영먹살'(너무 길어서 책 이름을 줄였다)은 실무적인 입장에서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다

군더더기나 미사여구 없이 담백하게 영상 번역가의 삶과 또 팁들을 풀어낸 책이다

워낙 속독하는 편이지만 미사여구가 없다보니 정말 빨리 읽었다, 읽기 기분 좋은 책이었다


반면 최시영 저의 영먹살은 미사여구가 정말 많다

나같은 독서 스타일을 가진 사람에게는 좋지는 않지만 디테일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함혜숙 저의 도서를 능가한다

업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부터 4차혁명이 다가오는 시대에 번역 일이 없어진다는 것에 대한 사견 또한 신빙성 있게 다루었다

업계 전반(번역회사/번역업/동료번역가 등등)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함혜숙 저의 영먹살이 훨씬 읽기 편했다

아마도 나는 업계 기본지식이 있기도 하고 미사여구가 많은 책을 즐겨보는 편이 아니라서 일 것이다.


전 회사에서 함혜숙 저가 속해있는 라인 미디어와 최시영 저가 속해있는 글밥 아카데미 모두와 일하는 기회가 있었다

이야기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지만 두 업체 중에 한 곳은 그래도 번역 퀄리티에 있어서 내부적으로 크게 피드백이 없었지만

다른 업체는 피드백도 많고 말도 많았다... (정말 그 업체와는 일하기 힘들었다... 분명 발주는 내가 주는데 그 쪽에서 갑질이라니...)

시간이 좀 지났기 때문에 담당자가 바뀌었을수도 있고 변화했을수도 있지만 그 때의 기억은 좋지 않았다


내가 번역가를 선택하기 전에 충분히 다시 고려해보는 것 중 가장 큰 이유는 번역은 주관적이라는 점이다

누가 보기에도 명백한 오역은 서로 인정할 수 밖에 없지만

 더 나은 번역은 원래 번역한 번역가가 이해하기 힘든 피드백일 수는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나은 번역은 언제나 있다

다만 시간과 싸워야 하는 번역가들에게는 차선만 있을 뿐이며 

더 나은 번역을 위해 번역 회사에서 고용한 많은 감수자들이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수정하곤 한다 

내부적으로는 감수자들의 비효율적인 근무시간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번역가를 채찍질하곤 하지만

짧은 마감기일과 싸워야 하는 번역가들 또한 자신의 이름과 밥그릇을 걸고 하기에 최선을 다함을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하는 동안 번역작가님들과 일하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했던 피드백이 많았다

(물론 납기일 안 지키고 잠수타고 번역물이 엉망이었던 작가님들도 많았다, 욕만 안했지 거의 싸운 작가님도 있었다)


내가 번역회사에 있으면서 칭찬할만한 영한 작가는 단 두 분이었으며 (번역작가 한 분, 더빙작가 한 분)

그 외에 50%작가는 주어진 마감일이나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퀄리티의 편차가 있어서 무난하거나 엉망일 때가 있었고

나머지 50%는 신규 작가들이라 퀄리티는 물론 납기일까지 엉망이라 전화기를 붙들고 전화 연결을 위해 식은 땀을 흘린 적도 있었다


여담은 그만하고 서평으로 돌아오자면 이 두 책에서 말하는 번역가로 먹고 사는 방법은 비슷하다

1. 대략적인 번역료: 영한 기준 분당 천 오백원부터 5천원까지 경력과 영상에 따라 다양하다


2. 먹고 살만큼 버는데 걸리는 시간: 당연히 개인차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1~2년은 투자의 개념 

1~2년은 아르바이트 수준의 일만 들어오기 때문에 그 때 포트폴리오를 잘 쌓으면서 공부하는 것이 중요

투잡으로도 가능하지만 두뇌를 풀가동해야하는 에너지 높은 일이기 때문에 힘들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함


3. 거래처 뚫기 : 국내의 경우 공중파/케이블 그리고 번역회사

해외의 경우 프리랜서 구인처 및 번역회사

열심히 뒤져서 이력서를 던진다, 물론 이력서는 최대한 번역 경력 위주로 깔끔하게 작성하여


4. 번역 실무: 더빙번역과 자막번역은 다르다(이건 함혜숙 저만 다뤘다. 인상 깊었다 너무 맞는 말이라

자막 번역가에게 더빙번역을 맞겼다가 수정하는데 하루 밤을 센 적이 있었다.)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한다. 맞춤법/띄어쓰기/외래어표기법들은 기본으로 공부해야한다

타임코딩/스파팅 하는 법


추가적으로 책에 없었던 내용이지만 내가 일했던 경험으로는 

번역가로서 빨리 자리 잡기 위해서는 영업력도 중요한 것 같다

실력은 기본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영업력도 있을 때 결과물은 밥벌이로써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영업력이 없다면 기본만 지켜도 중간 이상은 간다.

1. 번역회사에서 준 가이드 라인 꼼꼼히 살펴서 지키기

2. 납기 시간보다 적어도 2시간 전에는 납기하여 담당 pm의 심장건강 챙기기

3. 납기 전 후로 하여 pm이 관련하여 연락할 때 신속하게 확인하고 답하기

4. 꼼꼼하게 번역하기 (존대관계 및 해당 작품 조사 및 맞춤법/띄어쓰기/외래어검사)


내가 만난 최고의 작가 한 분은 해당 작품의 인물 관계도와 간단한 스토리 라인 그리고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은 모두 체크하여 

pm에게 전달해주셨는데 그 분과 작업하는 모든 작품이 그렇게 꼼꼼하고 기분 좋을 수 없었다

그렇게 그 분과 내가 연이 되어 좋은 피드백이 내부에 퍼졌고 모든 영한프로젝트에서 항상 그 분은 발주 1순위가 되었다

그 분은 지방에 사셨고 뵌 적도 없지만 저 위에 4가지를 어느 하나 소홀하지 않고 다 챙겨주셨던 분이었다


하지만 나는 번역에 있어 조금 자신이 없고 커나가는 과정이라면 적극성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실제로 어느 한영작가의 경우 발주 초반에 사무실에 매일같이 간식을 사 가지고 와서는 피드백을 묻고 일하는 환경을 이해하려는 작가가 있었는데

 초반에는 발주를 많이 가져가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력이 향상함과 더불어 적극적인 성격으로

모든 pm들이 일하기를 선호하는 작가가 되었다


사람 일인데 그 사람을 알고 발주는 주는 것과 얼굴 한 번 보지 않고 전화 한 번 안 해본 사람보단 신뢰가 가는게 당연하다

그렇다고 죽어라 담당 pm을 볶으면 아마 그 사람이 연락을 끊을지 모르지 괴롭히라는 뜻은 아니다

뭐든 눈칫껏... 대부분의 pm들은 정말로 시간이 없다 상황에 따라 야근을 밥먹듯이 하기도 하기 때문에 시간을 너무 빼앗기는

손이 많이 가는 작가들은 기피한다


이렇게 전에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서평에 나의 팁까지 얹어본 포스팅

영상 번역가가 꿈이라면 이 책 무조건 추천한다. 인터넷에 흩어진 정보를 잘 정리한 책이다.

다만 취향에 따라 두 권 중에 선택하는 것이 좋다


미사여구 없이 담백한 책이 좋다 혹은 번역 업계에 대해 이미 발은 담궜지만 좀 더 알고 싶다

그렇다면 함혜숙 저의 영먹살



설명이 구체적인 책을 선호하며 업계에 대해서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싶다

그렇다면 최시연 저의 영먹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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