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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TV VOD에서 5500원으로 할인이 되었길래 별 기대감없이 보았다가 

너무 재밌게 봐서 놀랐던 '마녀'


여성 느와르 장르가 메마른 한국 영화 시장의 단비와 같은 영화라서 더욱 즐겁게 시청했다.


내 기억 속의 첫 여성 느와르는 '차이나 타운'

김혜수 캐리로 나는 엄청 재밌게 관람을 했는데 이 또한 여성 느와르다보니 약간의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였다.

(아, 김혜수 언니 너무 섹시해요, 배 나오고 머리 흰 사장을 연기하는데도 섹시함과 카리스마는 가려지지 않대요)


마녀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이러하다.

(본 포스팅은 스포일러를 포함하지 않는다)


피범벅이 되어 쓰러져 있는 여자 아이를 시골에 사는 한 노부부가 발견하게 된다.

그 기억을 잃어버린 소녀에게 '구자윤'이라는 이름을 주고 부부는 아이를 거둔다.

사건 10년 후, 아이를 피범벅으로 만든 그 충격적인 사건의 후유증인지 자윤은 큰 두통에 시달리곤 한다.

자신의 거둬준 엄마가 아프게 되고 아버지도 나이가 들면서 운영 중인 목장일이 힘들어져 돈이 필요한 자윤에게

오디션을 제안하는 절친 '명희'

오디션 예선에서 1등을 하게 되면서 전국으로 얼굴이 알려진 구윤

그리고 숨겨진 과거로부터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

 

과연 구윤은 행복하고 오래오래 살고 싶은 그녀의 소망을 지킬 수 있을까?




신세계, 대호, VIP등 선 굵은 남자들의 세계를 그려온 박훈정 감독의 첫 여성 주인공 영화

6년을 준비해온 야심작이다.


정말 공들인만큼 영화의 때깔이 끝내준다

사실 보기 전에는 김옥빈 주연의 '악녀'의 액션을 생각하며 얼마나 지저분할까 했는데

그런 예상을 했다는 자체가 미안해질정도로 후반부의 액션신은 폭팔적이었다.


또, 미스테리 액션이라는 新장르답게 멋진 액션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에 대해서 궁금하게 만드는 결말이

한국판 히어로즈 시리즈를 만들겠다는 감독의 포부를 보여주는 것 같다.


내가 느끼는 '마녀'의 최대 관람 포인트 2 가지


첫째, 배우들의 연기

주인공인 배우 김다미의 연기력이 가히 폭팔적이다.

유명한 만두짤에서 알 수 있듯이, 그녀는 매우 베이비 페이스다.

후반부에 그녀가 본성을 들어내기 전까지 어떤 식의 마녀를 그녀가 연기할 지 기대보다는 불안함이 앞섰다

그런 내 기우를 아주 폭삭 부셔준 그녀의 연기력에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이런 귀여운 얼굴이 180도 변해서 섬뜩하고도 미스테리한 표정을 보내며 사람들을 죽이는 연기를 보자니

1,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으로 발탁된 것이 괜히 된 것이 아니라고 바로 인정하게 되어버렸다.


나는 김다미라는 배우가 신인인 줄 알았는데 이미 '나를 기억해'라는 영화에서 피해자 역할로 출연을 한 경험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를 기억해'는 예고편을 통해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그 배우가 김다미였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순진한 고등학생의 얼굴의 김다미는 마녀의 구자윤과는 너무 달랐으니까


앞으로 이어질 마녀 시리즈에서 그녀의 무한한 발전을 기대한다


그리고 주인공 뿐만 아니라 그런 주인공을 받혀주는 악역들이 있다.

소년 같은 순수한 이미지를 대변해 온 배우 최우식이 마녀에서는 악역으로 나온다

귀여운 외모와는 다르게 웃으며 살인을 하는 그의 모습이 약간 이질적이면서도 미스테리한 매력을 준다.


악역과 어울리지 않는 외모로 색다른 악역을 연기한 그의 영어 연기는 개인적으로 ^^;;... 

만들어진 이 천재적인 아이들이 이 정도 영어 밖에 못했다면 내가 닥터 백이었으면 슬펐을 것 같다.


또 이상하게 연기 논란을 불러온 조민수

남성 캐릭터 전유의 연기를 아주 능청스럽게 소화해냈다고 생각했는데 관람객 리뷰에는 조민수 연기에 대해서 지적하는 글이 많더라

조민수가 연기한 '닥터 백'이라는 인물 자체가 뇌 연구를 오래하고 인간미라고는 전혀 없이 사람을 도구로만 생각하는 싸이코 역할인데

이런 역할을 약간은 삐꾸처럼 이야기하고 행동해야지 너무 정상적으로 냉철하게 연기하는 것이 더 어색할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불호인 사람들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나보다


닥터 백은 원래 남자 배우를 염두하고 있다가 여자로 바뀌게 되었다고 하는데

남성성을 강조하지 않은 채, 닥터 백의 이미지만을 살려낸 조민수의 연기는 개인적으로 좋았다. 


그간 한정적이었던 여성 캐릭터들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점에서도 이 영화, 두 번 박수쳐~!


두 번째, 액션신

신세계의 밀도 높은 엘리베이터 액션신을 떠올려보면 마녀의 액션신도 당연히 기대됨직하다

긴 복도와 좁은 공간을 배경으로 스피디하면서도 파괴력 있는 액션을 보여준다


영화 후반부의 이 액션신 장면만으로도 사실 이 영화는 충분히 돈주고 볼만한 영화다.

특히 강렬한 액션신 속에서 뭐가 그렇게 아이마냥 신나는 지 싱글벙글 웃어대는 김다미의 표정이

액션의 차가움을 극대화 시킨다.


유튜브를 찾아보면 마녀의 명장면을 볼 수 있는데 유튜브를 보기 전에 영화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충분히 볼만한 영화니까!!


15세 관람가답게 더 잔인해야 할 살인 장면에서는 크게 자극적으로 보여주지 않으면서

액션신의 속도감만으로도 너무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을 보니

청소년 아이와도 같이 보아도 무방할 한국판 히어로즈 시리즈가 탄생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너무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으니 그냥 영화 한 번 더 결제하는 것으로 마녀 2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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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공작소보다가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정말 간만에 무한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극장으로 향하게 했던 김주혁의 유작 '독전'


매력적인 예고편으로 관람객들을 쪽쪽 빨아먹을 거 같은 영화 '독전'


이 영화의 줄거리는 대충 이러하다

아시아 마약 최대 조직의 우두머리 '이선생'

최고의 마약조직답게 이선생의 실체를 아는 사람은 조직 내에도 없다


어느 날, 이선생을 쫓는 형사 '원호(조진웅)' 앞에 이선생의 마약 조직의 실세인 '오연옥'(김성령)이

이선생에게 죽을 뻔했다며 자신을 숨겨주면 이선생을 잡을 수 있게 해주겠다며 마약반으로 찾아온다


오연옥이 죽을 뻔한 마약 조직 실세 모임의 폭팔 장소에서 '락'(류준열)이 유일한 생존자로 구출되고

이 폭팔로 인해 자신이 사랑하던 엄마와 강아지를 잃은 락이는 자신이 중국 딜러의 연락선이며 원호를 도와 이선생을 찾을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이 둘은 중국 마약 유통의 실세인 진하림에게 최고의 마약 원료를 공급받아 라이카를 생산해내 유통하기까지의 과정을 속이며

마지막 관문에서야 만날 수 있는 이선생을 잡기 위한 작전을 짠다







진짜 큰맘먹고 힘들지만 용기를 내어 일이 끝나고 심야영화를 보러 갔는데

롯데시네마 부평, 진짜 심할 정도로 냉방을 틀지 않아서 땀을 흘리며 봤다

더워서 집중이 안 될정도였다


진짜 어디가서 에어컨 안튼다고 불평을 잘 하지 않는다

요새 너무 빵빵히 틀어서 냉방병 걸리고 불필요하게 에너지 쓴다며 싫어하는 사람인데

내가 느끼는 영화관의 체감 온도는 27~8도

왜냐면 그 온도가 내가 땀을 흘리는 온도니까... 그 정도로 너무 심했다

심야영화관이라서 많은 관람객이 없어서 약하게 냉방을 트는 건 이해하지만 이건 뭐....

다시는 가지 않을 예정이다


이러한 환경 때문인지 영화는 2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동안 몰두하는게 조금 어려웠다

마약 최대 조직치고는 너무나도 어설픈 설정들이 많아서 

마약 소재로 최고봉인 '브레이킹 베드'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너무나도 부족하게 소재를 다룬 영화로 느껴졌다


탄탄한 스토리 구성의 웰메이드 범죄 영화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단연코 이 영화,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과하고 이 영화를 봐야하는 관람 포인트가 있다.

<이 밑으로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관람을 할 예정이신 분들이라면 먼저 영화를 봐주세요>


첫번째 관람 포인트, 故김주혁의 미친 연기

같이 보러간 동행인이 그 사람 김주혁이 맞는 거냐 물어봤다

그렇다, 김주혁이 아니라 진하림 그 자체였다

표정부터 말투까지 거칠게 살아온 중국 쪽 최대 마약 딜러 '진하림' 그 자체였다

피묻은 손으로 원호에게 악수를 건낼 때

위스키에 담긴 눈알을 씹어먹을 때

마약 '라이카'를 음미할 때

존재감이 너무 짙었다


원래 배우는 유작에서 진정으로 빛을 발한다고 하지 않던가

김주혁의 연기를 즐기기에는 너무나도 좋은 영화이다.

이렇게도 비중을 크게 다뤘던 진하림이 너무나도 쉽게 죽어버렸다

진짜 실망스럽게...


그래도 김주혁의 모습을 이렇게 멋지게 기억할 수 있는 마지막 작품이라

정말 '영광이었다'


두번째 관람 포인트, 미친 연기를 보여준 떠오르는 배우 '진서연'

진서연은 진하림의 애인인 '보령'역을 맡았다

마약 보스의 애인답게 그 여자도 거친 인생을 살았을 것이다

그 거친 인생이 짧은 씬에 모두 담겨있었다.

화장도 말투도 손짓도 발짓도 모두 거칠고 마약에 쩔은 Junky 였다


그녀의 연기 정말정말 췽찬해!!



세번째 관람 포인트, 태안 염전의 마약 기술자 농아남매

그들의 수화... 정말 당신들 미친거 아니니?

코미디 액션은 아니었지만 농아 남매와 수화 해설자가 나올 때 얼마나 웃기던지 ㅎㅎ

순간적으로 이 농아남매가 보여주는 미친 듯이 유쾌한 케미에 액션 코미디면 어땠을까 라고 상상을 했을 정도였다

농아오빠인 '동영'역의 김동영 배우는 항상 작품마다 왠지 모르게 소름끼치는 역할들을 잘 소화해내는 그런 배우이고

농아동생 '주영'역의 이주영은 전직이 모델이라고 하던데 정말 이 영화에서는 미친듯한 배우 포스를 뿜뿜해줬다


그리고 영화 중에서 인상깊게 봤던 씬이

락이가 농아남매와 저녁을 먹을 때 고봉밥에 숫가락을 꽃으면서 엄마가 돌아가셨다고 말하니

이 농아남매는 엄마는 생선 조기를 좋아했지 하면서 조기를 얼른 구우라고 한다


그리고 락이와 함께 절을 하며 제대로 된 장례를 치뤄준다.

그렇다, 락이의 엄마는 죽었지만 아무도 그 슬픔에 애통하는 씬이 없었다.

여기서 농아남매와 락이가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서로를 아껴주는 관계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락이가 마지막 노르웨이로 도망갔을 때도 자신이 사랑하는 개를 제외한 사람 중에 같이 간 사람들이 이 농아남매이다.

이 들은 락이에게 있어 마약을 제조하는 기술자 이상의 가치를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내가 해석하는 독전의 메세지와 결말은 이어진다.

깊은 믿음에 대한 배신감

원호는 이선생을 악마라고 생각하며 그를 몇십년동안 쫓았다

그 과정에서 만난 락이는 믿을 수 없는 존재였지만 자신을 위기에서 구해주고 끝까지 믿는다는 태도를 보여줌으로서 

같이 한  마약팀 동료보다 더 믿고 의지하는 파트너로  무의식 중에 인식하게 된다.

(자신의 부하가 죽었음에도 끝까지 락이와 함께 하며 심지어 브라이언이 락이를 데려갈 때도 살처분하냐며 신경쓴다

자신의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순간에 남의 목숨 신경쓰기? 쉽지않다. 그 정도로 원호는 락이를 이미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 신경쓰고 있는 것이다)

브라이언(차승원)과 원호(조진웅)의 첫 대면에서 

원호는 '어떤 걸 강하게 집착하다보면 하나의 강한 신념이 된다. 난 니가 생각한 거보다 이선생을 잘 안다'라고 한다

그러나 브라이언은 '잘못된 믿음은 병이다. 근데 죽음도 하나의 치유가 될 수 있다'는 메세지를 건넌다


그렇다 이선생을 잡기를 그렇게 강하여 염원한 원호, 이미 수십번을 머릿 속으로 그렸던 이선생이 사실은 자신이 믿고 있는 '락'이라니...

브라이언이 대답한 '죽음도 하나의 치유가 될 수 있다'는 메세지는 

원호가 믿고 있었던 악마같은 이선생이 사실은 

밀항되어 넘어온, 개를 사랑하고, 위험한 순간에서 자신을 살려준 파트너로 믿었던 사람이라는 것 자체가 원호를 깨부순 것이다. 

 이를 미루어봤을 때 마지막의 총성은 잘못된 믿음에 대한 치유의 선택으로 죽음을 선택한 원호의 자살이라고 생각이 든다.


 


안타깝게도 관람의 포인트 세가지 모두 배우와 연기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내가 영화에게 줄 수 있는 평점은 5점 만점에 2.5점


마약 최대 조직이라는 스케일이 큰 주제를 가지고

엉성하게 스토리를 풀어나가면서 있어보이게 편집하다보니 이야기의 흐름이 뚝뚝 끊기는

제일 중요한 '이선생'의 이야기는 모두 빠져버린 이 빠진 영화


'Believer'라고 영어제목을 붙일만큼 믿음에 대한 메세지 또한 전달하고 싶었지만 

명확하게 그 메세지 또한 전달해주는 소재들이 없던 영화 


명확한 소재와 메세지를 흐리멍텅하게 풀어놓고서는

마지막에 와서 오픈결말로 알아서 생각하세요 하는 무책임한 결말


그럼에도 김주혁, 진서연, 이주영, 김동영의 연기가 빛을 내어준 영화 '독전'


가족들과 치킨 뜯으면서 vod 4500원으로 할인되면 포인트 결제해서 4천원에 네식구가 보면 재밌게 씹으면서 볼 수 있는 영화이나

극장에서 진짜 감상하고 싶지는 않은 영화


킬링타임용으로 그들의 연기를 보고 싶다면 추천

잘짜여진 웰메이드 범죄영화가 보고싶으시다면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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