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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가슴에 박힌 힐링 영화가 있다, 바로 앙: 단팥 인생 이야기

팥소 하나에도 온갖 정성을 다 쏟는 도쿠에씨는 그냥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람들과 같이 살고 싶었을 뿐인데

자신의 병적 이력과 관련된 소문때문에 격리될 수밖에 없던 도쿠에씨를 보면서 한없이 울었던 것 같다

과연 나는 사회에 도쿠에씨와 같이 격리된 사람들에 대해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었을까?

실제의 환자들에게 나는 그들과 다르게 편견 없이 대할 수 있을까?

 

일본 특유의 영상미까지 더해져 보는내내 마음 아프면서도 또 따뜻해지는 영화

<간단 줄거리>

센타로는 자그만한 도리야끼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이다, 어느 벚꽃 피는 날, '아르바이트 구함' 공고를 본 도쿠에씨는 자신을 만 76세라고 소개하며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센타로는 거절하지만 도쿠에씨는 자신이 만든 팥소를 두고 먹어보라며 돌아간다. 

단 것도 싫어하고 자신이 만들었어도 한 개도 다 먹지 못했던 도리야끼를, 도쿠에씨가 두고 간 팥소와 함께 꿀꺽꿀꺽 맛있게 먹은 뒤, 그 맛에 놀란 센타로는 도쿠에씨를 고용하게 된다

고용된 도쿠에씨는 새벽부터 출근해 팥소를 만들기 시작한다. 팥을 씻고 삶고 끓여서 졸이는 과정 하나하나에 모든 정성을 다해 만든 팥소로 인해 센타로의 가게는 유명해진다

그러던 어느 날,그녀가 나병 환자라는 소문이 나면서 결국 가게는 파리를 날리게 된다. 주변의 압박으로 인해 센타로는 도쿠에를 해고하게 된다

어느 날, 와카리가 가출하면서 기르던 새를 도쿠에씨에게 맡겨야 되자 센타로와 함께 도쿠에를 찾아가는데...

 

<감상평>

나는 나병 환자를 만나본 적이 없기 때문에 나병 환자들이 겪어왔던 역사나 고통을 잘 모른다. 그나마 간접적으로 그 고통을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은 도쿠에가 항상 햇살이 있는 곳을 찾고 답답한 곳을 싫어한다는 대사에서다.

내가 가게를 하면서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기분이 들 때면 숨이 턱턱 막히고 최대한 가게에 안 있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고 가끔 휴무하는 날이면 햇살이 가장 잘 드는 곳을 찾아다니기 때문에 그 마음이 이해가 갔다, 나는 이제 2년이지만 그녀는 몇십 년을 가까이 그렇게 갇혀서 지내 있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그런 그녀는 요리를 좋아했다. 식재료를 손질해서 요리하는 모든 과정에서 식재료와도 이야기 했다. 그녀는 사람과의 대화가 소통이 그리웠던 건 아닐까

저렇게 정성어리게 만든 음식을 먹으면 어떨까? 맛도 맛이지만 그 정성이 몸속에서부터 차오를 것 같아서 꼭 먹어보고 싶었다

이렇게 요리 하나에도 정성을 기울이는 도쿠에는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도 서두르지 않고 정성을 다한다. 센타로의 사정을 들을 때도, 와카리의 사정을 들을 때도, 심지어 어린 중학교 친구들이 자신의 사정을 들을 때도 절대 가볍게 듣지 않는다. 그렇게 이야기를 듣고 마치 옆 집에 사는 유쾌한 할머니처럼 명쾌한 조언을 건낼 때, 그걸 보는 나까지도 기분이 좋아졌다. 

 

그런 그녀가 나병 환자라는 이유만으로 해고를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사람들이 나병 환자가 만드는 음식이라며 그 가게를 피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라면?' 내가 도쿠에 할머니를 알았던 손님이어도 그녀를 다시 편견 없이 바라보고 그녀의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나병 소문이 돌면서 가게에 손님이 없어지자 자신이 떠나야 할 때를 직감한 듯한 도쿠에씨의 상처 받은 얼굴을 생각하자면 글을 적는 지금도 눈물이 핑돈다, 

그녀는 그냥 햇살이 밝은 곳에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소통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고 또 사람들과 나누고 싶었을 뿐인데, 그런 삶도 그녀에겐 힘들었다.

자신의 대부분의 삶을 사람들에게 외면당하고 격리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고 또 사랑하고, 작은 것에도 감사 표현을 하고 긍정적이고 밝은 도쿠에씨를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

 

마음이 차가울 때, 사람이 싫어질 때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

초초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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