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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호주 관련 네이버 카페에서 82년생 김지영이 상영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찾아보니 사우스 포트 Australia Fair 내부의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라 온라인으로 예매를 하려고 하니

이곳은 이상하게 온라인으로 예매를 하면 1.5불이 더 붙는다,

어차피 한국 영화고 개봉한 지 꽤 오래 되어서 현장에서 구매해보기로 하고 시간 맞춰서 고고씽


외국 영화관은 보통 팝콘을 파는 곳에서 티켓을 판다

티켓 판매 장소를 찾다가 없길래 팝콘 판매대에 물어보니 역시 여기서 사는 게 맞다고


호주는 영화 티켓값이 비싸다, 성인 기준 17불

멤버쉽에 가입하면 10불 티켓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앱을 다운받으려고 했으나

아직 구글 스토어가 한국으로 되어있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17불을 결제하고


남은 시간은 앞에 있던 Hungry Jacks에서 Cheese and Bacon Chips와 다이어트 코크사서 입장


한국보다 더 심하게 광고를 했다

45분 시작 맞추느라 엄청 똥줄타면서 Chips 나오길 기다리다가 입장했는데

광고만 20분을 하더라...

15분 광고하고 불이 꺼져서 아 시작하나 했더니 그리고 5분을 더 광고를 했다


앞으로는 10분 뒤에 입장하면 딱 맞겠다 싶었다


영화관에는 나를 제외하고 아줌마 2명과 커플 한 팀이 있었다

혼자 뒤 쪽에 자리를 잡아 아주 편하게 영화를 봤다



사실 기대도 안했는데 중반부 부터는 엄청 울면서 본 것 같다

마음이 많이 아픈 영화였다

한국에서의 결혼 생활에 대해서 이보다 더 적나라게 보여줄 수 있을까?


내가 호주로 온 이유 중에 하나도 

한국에서의 결혼 생활을 그릴 수가 없었다

사실 결혼 생활 뿐만 아니라 미래를 그리기 어려웠다


늙으면 일을 하기 어려워지는 환경

특수한 상황이 생기면 일을 할 수 없는 환경(임신, 건강 등등)

항상 경쟁하고 눈치보고 비교하고

세대는 변했지만 유교 사상은 변하지 않은 그 갭

깨어있는 척 하지만 전혀 깨어있지 않은 사람들과 변하지 않는 시스템

그걸 많이 보여주는 영화인 것 같다


호주에 와서 이곳에서 자리 잡겠다고 빠르게 결정한 것도

며칠을 지내보니 벌써 미래가 그려졌다


나이가 먹어도 멋지게 일할 수 있는 환경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업무 환경과 사회 인식

경쟁과 비교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사는 가치관과 분위기들


외노자로 이 모든 걸 누릴 수 없다는 걸 안다

난 언제나 이방인일 것이고 외국인일 것이다

고향을 떠나서 마음이 허할 것이고 가족과 친구들의 빈자리를 100%매울 순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싸고 있는 환경들이 날 안심하게 한다


나에게 널 갈아 넣어서 경쟁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나이가 들어도 너만 잘 익어가면 멋지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해준다

결혼을 하면 아이들을 무한 경쟁 속에서 키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남편이 아이들과 놀아주고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게 이곳에선 당연하다고 안심시켜준다

그래서 욕심을 내어본다


한국에서도 이곳에도 힘들 거라면

좀 더 미래의 생활을 그려볼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고 욕심을 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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