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빨리 가는 시간을 너무 잡고 싶었다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도 시간은 너무나 빨리 흘렀다

하루하루가 너무 아까웠다, 


잡으려고 해도 자연스럽게 그리고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들에게 조바심을 느꼈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건 하루도 쉴 수가 없었다

그런 하루하루가 나를 갉아 내리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힘들었지만 버틸 만했던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 힘듦은 뒤집어져 흐르기 시작한 모래시계의 반대편처럼

중력을 거스르지 못한 채 쌓여만 갔다


10년을 기다렸다,

처음부터 내 손으로 일궈낸 것을 해보고 싶었다

누군가 자리를 만들어주고 기본적인 틀을 제공해주는 일자리가 아닌

내 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완성한 그런 일터에서 온전히 내 힘으로 일하고 싶었다


나는 독립적인 인간인 걸까?

아니면 욕심과 호기심으로 가득 차 뭐 하나 진득하게 하지 못하는 인간인 걸까?

혹은 둘 다 일지도



그렇게 10년을 기다려 처음부터 모든 것의 지휘권을 잡은 일을 했다

그리고나서 깨달았다, 책임이라는 것에 대한 무게

여태까지 나는 내가 한 어떤 일에 책임을 져본 적이 있는가?

없다

그저 하루 한순간이 너무 소중했기에 그 하루의 책임보다 더한 책임은 가져본 적이 없다

그냥 그 시간을 온전히 열심히 살았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과 뿌듯함 그리고 자부심밖에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시간의 무게가 아닌 책임의 무게 때문에 온몸이 짓눌린다.


원하는 걸 하면서도 다른 것을 하고 싶은 마음


바래왔던 것처럼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단순히 한 가지를 진득하게 하지 못하는 것인지


그저 묵묵히 한 가지의 일을 지속하지 못하는 것이 

하루하루에 대한 책임감으로 다져진 나의 생활 습관 덕인지


알 수 없다


책임의 무게가 더 무거워진 요즘


시간을 쓰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

쉬고 싶다는 생각

놀고 싶다는 생각

궁극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


왜 이렇게 하루를 못 잡아서 안달이 난 사람처럼 아등바등 살았나

그래서 이제야 시간의 무게에서 벗어났더니 다시 책임의 무게라니...

하루의 목표가 오늘의 헛헛함과 내일의 책임의 무게를 버텨라라니...


한순간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해 아낌없이 살아내는 시간의 무게보다 무겁다 

버티는게 열심히 사는 것보다 힘들다







반응형

+ Recent posts